목욕탕 때밀이에게 빤스란?
시트콤 <코끼리><남자셋 여자셋><느낌표!><웃으면 복이와요> 등의 방송 코미디 연출과 대본을 써온
10년지기 콤비 이민호PD와 김균태 작가가 의기투합, 공연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.
코미디의 생명인 풍자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현실이 안타까워 어려운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
가슴 한 켠이 시원해지거나 서늘해질 수도 있는 제대로 된 블랙코미디를 만들기 위해 손을 잡은 것이다.
이들이 자신 있게 선보이는 작품은 이름하여 코믹살롱뮤지컬 더 팬츠(THE PANTS).
거의 모든 출연진들이 달랑 빤스 한 장 걸친 채 때수건을 들고 남탕으로 입장해 각각 때밀이, 빚 독촉사장,
야매로 수술 받은 환자 등으로 분해 기존 뮤지컬에서 보지 못했던 상황애드립 퍼레이드를 펼친다.
빤스 한 장에 목숨거는 쪼잔한 남자들만의 발랄하고 쇼킹하며 기막힌 상황극이다.
더 팬츠(THE PANTS)는 힘들고 지친 대한민국 국민들의 스트레스를 화끈하게 해소시킬 수 있는
해장국과도 같은 살롱뮤지컬이다. 살롱뮤지컬은 소극장에 걸맞게 규모가 작아 배우들이 바로 코앞에서
춤추고 노래하며 관객들과 무대사이의 어색함을 없앨 수 있는 형식의 뮤지컬이다.
심지어 배우들의 거친 숨소리와 흐르는 땀방울까지 두 눈으로 직접 확인 할 수도 있어
뮤지컬계의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다. 그러나 내용과 형식에서의 시도는 대극장 뮤지컬에
비해 결코 작다고 볼 수 없다. 앞으로 작품성, 오락성, 흥행성의 삼박자를 갖추면서 적은 예산으로도
제작이 가능한 살롱뮤지컬이 대세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.
2009년 늦은 봄 우울한 경제, 쌓이는 스트레스 겨울내 쌓였던 이 모든 묵은때를 속시원히 밀러
대학로 극장으로 발걸음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.